연극 '爾'
언제 ? 2006.07.13 목요일 오후7시30분
어디서 ? LG아트센터


마지막 오공길?
지난주 토요일 오공길을 보고나서 영 일이 손에 안잡혔다.
그의 자태가 그의 음성이 귓속을 맴돌아서.. 그래서 큰맘먹고 반차쓰고 오공길을 맞으러 LG아트센터로 향했다.
그런데.. 난. 확실히 받아들이는것이 느린것일까?
아님 공연이라는것이 한번보고 두번보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다른공연을 본듯한 착각이 드는건가?
한공연을 몇번씩 본적이 많건만.. 지금같은 심정은 아니였다.
확실이 이건 '연극爾'만이 갖는 특징때문일까?
같은공연을 불과 일주일도안되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어제본 공연은 토요일과는 전혀 다른느낌으로 다가왔다. 배우들의 대사며 무대장치 전혀 바뀐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이제서야 연극이주는 이야기를 이해한듯....
귀에 안들어오던 대사들이 어제는 팍팍 꽂히고 그들의 감정이 모조리 나에게 전달되는 느낌......
처음 이 연극을 봤을때 난 잘 느낄수가 없었다.
왜 공길이 저래야만 했고 연산은 왜 저럴수 밖에 없었던것일까.
장생의 입장에서 왜 공길을 그저 방치해놓고 떠났었는지. 난 아무것도 알수가 없었다.
그저 극이 흐르는대로 느낄수 밖에...
하지만 어제는 정말 절절하게 다가왔다.
처절한 아픔을 간직한 공길. 남들이 손가락질하며 비웃어도 그럴수 밖에 없었던 공길의 마음.
가슴속에 커다란 한을 담고 그걸 횡포로 일삼는 연산. 자신의 그런모습에 다시금 좌절하며 더욱더 학대하는 연산의 모습.
대사 한마디 한마디 나의 심장에 파고든다.
'난 나를 위해서만 살아'
'아닙니다. 내가 마마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버린 것입니다. 비단 도포에 빠져 얼빠진 나를 버린 것이옵니다. 이제야 나를 찾은 것입니다. 이제야 이놈의 가슴이 벌렁거리고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이놈의 허파가 터져나갈 듯 기쁩니다.'
'나를 죽여다오. 내가 바라던 것은 욕이 아니라 죽음이다.'
'왕이여, 나 죽으면 한강수에 던져주오. 흘러가다 바람맞아 살랑살랑 춤도 추고 너울너울 재주도 넘고 흘러흘러 아주 물이 되게. 저 죽은 지도 모르게….'
덧....2막에서 장님놀이하기전 공길이 도포를 내팽게치는 장면이 있는데 어제는 옷고름이 안풀어져서 순간 긴장... 만짱도 긴장하고 나도 긴장하고 객석 모두 긴장.. 하지만 침착하게 잘 풀어준 만짱께 박수!!!!! 옷고름을 북 찢어버리는줄 알았다눈... ^^
< 출처 : http://culture-arts.go.kr(예술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