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ulture zone

연극'胎'

jiny story 2006. 11. 18. 15:57

 

2006.11.18 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국립극장.달오름 극장.. 처음 가보는 공연장이였다. 개인적으로 해오르극장을 너무 싫어하기에. 거기 붙어있는 극장은 뭐 비슷하지 않겠어? 이런 생각으로 크게 기대않고 갔는데... ^^ 나름 만족이다.

오히려 해오름보다 공연보기에 더 좋은 극장인듯... 근데.... 먼지가 장난이 아니더군. ㅋㅋ

 

'胎' 아이밸 '태'

 

연극'태'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 익히 그 명성을 들었기에...그래서 더욱 기대되던 공연..

나는 공연을 선택하고 볼때 작품보다는 배우들을 보고 고르는 성향이 있은데.. 이번 연극은 이름만 듣고 덥석 예매해 버렸다..

 

이 연극은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을 배경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어린 단종을 폐위하고 왕이된 수양대군. 폐위된 단종을 끝까지 보필하려하지만 끝내는 죽임을 당하는  사육신들. 왕위보존을 위해 죽임을 일삼는 수양대군. 그리고 신숙주....

하지만 이 모든 역사적 사실은 내머릿속에 그다지 들어오지 않았다.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부분은  어머니는 강하다는것이였다.

단종을 폐하자 죽었던 어머니가 수양대군눈앞에 나타나 그를 괴롭히게 되고. 사육신중 박팽년가문이 멸하자 며느리는 끝까지 자식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바꿔치기당한 아들때문에 정신이 나가버린 여종....

그들은 모두 어머니라는 위대한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누가 단종에게 심약하다고 하였는가.. 이 연극에서는 단종보다 세조가 훨씬더 심약해 보였다. 왕위 보존을 위해 비록 많은 살생을 하였지만 그것도 다 심약한 마음에서 나왔던 치기같은것이 아니였을까? 신숙주가 단종을 제거해야한다고 했을때 극구 말렸던 세조. 단종을 폐한후 계속현덕왕후의 환영에 시달렸던 사람. 그리고 박팽년의 아들에게 이름까지 지어주던 사람. 세조야 말로 심약한 사람이였을듯 하다..

 

또하나. 노익장을 과시한 배우들에게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처음에는 형식이나 대사들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져서 적응이 안됐었는데. 어느새 극에 완전히 집중해 버린 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간간히 울컥울컥 하게도 만들어 주시고.. 역시나 배태랑 배우들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슴까지는 무척이나 슬프게 올라오는데 눈물이 통 나지가 않으니...

역시나 내 감정선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듯 하다.

뭐가 문제일까..

그러나 요즘 통 공연에 흥미를 못느끼고 보고온 공연마다 영 감흥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맘속에 꽉찬 공연을 보고온듯싶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