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시간 : 8월 21일 저녁7시30분
첨 어쌔신 공연을 보러갔다가 팜플렛을 봤다.
그전에는 그닥 관심이 없었던 터라.. 출연진이 꽤난 쟁쟁했다. 하지만 여전히 구미가 땡기지가 않았다. 그저 무심코 팜플렛 한장을 가방에 집어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금 읽고는 그러고는 끝냈었는데..
여기저기서 돈키호테에 대한 입소문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도 오디에서 하는건데.. 오디는 정말 싫은데.. 하면서 어느덧 돈키호테에 대한 자료를 찾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곤 몇일후 카페에서 단관을 한다고 공지가 올라왔다.
그래서. 냅따 신청해 버렸다.
낮에 사비타를 보고 시간이 너무 널널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정작 공연에 늦을뻔했다.
첨가는 국립극장이라 길도 몰랐고.
제대로만 찾아갔어도 그렇게 뛰지 않아도 됐을텐데..
6번출구 산책로로 가면 15분이라고 해서 그말만 믿었는데. 지하철 출구로 나간후 길을 물어본 아자씨가 그만 잘못 얘기를 해주시는 바람에.. 나는 40분가량을 뛰어야 했다...
그길은 산책로가 아니라 등산코스. 윽...... 모두들 운동중이였다.. ^^;;
여하튼 어찌어찌 5분가량을 남겨놓고 겨우겨우 도착. 단관표 찾고.꼴지로 왔다는 주인장 말에 뜨끔! 길을 잘못들었어요.....ㅜ.ㅜ
흐르는 땀과 숨을 고르며 자리에 앉았다.
역시 단관자리는 좋았다.. 하지만 낮공연도 그랬는데 저녁공연도 역시 나의 앞 키큰아낙의 머리가 이번엔 정말 제대로 나의 시선을 가로 막았다. 그덕에 나의 머리는 좌우 사방으로 춤을추며 공연을 봐야만 했다.
공연을 시작하고 무대장치를 보면서 한번놀라고.. (그런 다이나믹한 무대장치는 첨이였지..), 배우들의 노래솜씨에 놀라고, 음악에 또한번 놀라고...
역시 입소문은 괜히 나는게 아니였다.
작품도 좋았고, 배우들도 좋았고 어느하나 나무랄것이 없었다.
돈키호테 역의 김성기님. 키크고 말라깽이 돈키호테의 형상은 사라지고 정말 작고 단단했을것같은 돈키호테의 모습이 다시 그려졌다. 그의 모습이 딱 돈키호테였다.
알돈자 역의 이혜경님. 첨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같은 힘이 있는 그녀.
그리고 산초역의 김재만님.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다 했더니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에서 나왔었더군. 산초역을 어찌나 그렇게 감칠맛나게 잘 하던지..
그리고 그밖의 많은 사람들 다들 어찌나 그리도 노래소리가 좋던지... 모두들 최고였어요~
특히 마지막 침대씬에서는 울컥울컥. 코끝이 찡.... 음악을 듣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제대로 밀려온다.
'그꿈 이룰수 없어도 싸움 이길수 없어도 슬픔 견딜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볼꺼리에만 치우친 브로드웨이 공연과는 달리 깊이도 있고, 감동도 있고, 느낌도 있고.....
전체적으로 정말 괜찮았던 공연이였다.
좋은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좀 많이 비어있었다. 아숩게.. 아직 우리나라 뮤지컬에는 스타가 없음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어려운 것인가....아니 그것보다는 이번 공연비용이 좀 많이 비쌌다. 그것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으리라..
조금만저렴했어도 다시한번 보는건데......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을 할때는 모두들 기립박수를 배우도 관객도 모두 만족한 그런 공였이였다.
마지막 성기님이 들어갈때 그 뿌듯해하는 표정............
공연이 끝나고 뒷풀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나는 부랴부랴 돌아와야했다. 역시 지방민의 비애............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며 라디오를 켰는데 왠걸. 거기 김성기님이 나와서 이야기를 한다. ㅋㅋ 뭔가 텔레파시가 ~~ 라디오로 겨우겨우 맘을 달래며 터미널로 향했다.
어제오늘 공연CD를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자꾸만 다시 보고픈 충동질이 일어난다.
이젠 자제해야하는데.
당분간 공연을 볼 계획이 없는데.. 또모르지 언제 맘이 바뀌어서 또 질러댈지....
좌우당간 좋은 공연을 보게되서 기분이 좋다..